간만의 에로게 이야기입니다. ...랄까, 요즘들어서 온라인(몬헌,캡파)으로 너무 외도를 한 탓에 에로게를 제대로 즐기질 못했군요.
이번 게임은 2001년에 발매되고, 2003년에 풀보이스로 리메이크된(...) Crescendo입니다. 추천은 받았는데, 옛날 물건인지라 좀 밍기적대다 갑자기 에로게가 땡겨서 밀린 것부터 후다닥 처리하자는 심보로 달렸습니다. 라지만, 실질적으로 플레이는 금세 해버렸군요. 역시 의욕 문제였나...... (간만에 속독모드 돌리니 금세금세 끝났군요.)
[스토리]
주인공 사사키 료는 졸업을 5일 남긴 [땡땡이친 수업 때문에 졸업을 눈앞에 두고 보충수업을 듣는] 학생. 그는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일개 소년입니다. 그리고 졸업까지 남은 5일. 그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들.
가벼운 순애 이야기입니다. 요즘들어 기괴한(...) 녀석들이 많은지라 구작을 잡고 있으니 이게 [치유되는] 느낌도 들긴 하더군요. 그래봤자 누구 루트에서는 완전 어이없을 정도가 되지만 말입니다. 공략 가능한 캐릭터는 5+1명. 동급생*2/양호선생/후배/누님 + 히든 1명. 다들 누님루트에서 절찬하는데, 전 후배쪽이 무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단 모든 이야기가 보통 수준은 되는데다, 이 게임만의 특징인 [3인칭 전지적 시점]의 서술이 크지 않았나 싶군요. 그로 인해서 모두의 심리상황이라던가, 묘사가 더 리얼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3인칭 관찰자 시점은 많이 있지만, 전지적 시점은 희귀한 편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5일간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회상]으로 각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비춰주기 때문에 볼륨은 좀 길다- 싶기도 합니다만, 제 속독 앞에서는 금세 버로우.(털썩) 풀보이스 버젼은 클리어 후 어나더 스토리가 추가되며, [외전격]의 이야기들이 진행됩니다. 다만 누님만큼은 [본편 이후] 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신경써서 봐 주시길. 어나더 스토리는 아무래도 누님이 최강이긴 하군요.
개인적으론 아무리 생각해도 누님루트는 최강이 아니라 막장(....)으로 비치는게.. ㅇ<-< 가장 정석다운 밋밋한 후배 루트가 Best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째 에로게나 애니나 담백한게 좋군요.
플레이 볼륨은 글쎄요, 요즘 나오는 게임들보다는 짧다고 해야 하려나요. 캐릭터수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짧습니다. 실질적으로 마음먹고 속독모드 가동하니 2시간만에 어나더 스토리 5명분을 재패했거든요(....)
[그래픽]
0123
빈말로도 좋다고 하긴 난감한 수준입니다. 2001년작이니 그러려니 하겠습니다만. 하지만 당대에 비교할 물건들을 생각해 보면 다 명작 뿐이니(...랄까, 코코로나 취작같은게 떠오르는군요) 03년에 리메이크 하면서 조금 더 신경써줬어도 괜찮았을텐데- 싶은데 말입니다. 인체비율이라도 대충 맞춰라도 줘어어...ㅇㅈㄴ
[사운드]
사운드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특이한 건 OST 대부분이 피아노곡으로, 장르는 '래그타임'입니다. 영화나 교양 좀 있으시다 하시는 분은 들어보셨을 곡도 몇개 있더군요. 특출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음악들.
성우로 오면 이건 뭐 무섭기 그지없는 레벨로(....머엉) 미나미 여왕님은 평소 [다소곳한] 역활이 많으셔서 [온화한 여왕님]이란 이미지가 있었습니다만, 이번 연기로 [차가운 역도 잘하시는, 역시 여왕님]이란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분이 있으시니, 누님 역의 잇시키씨. 여왕님을 가볍게 이기시는군요. 그렇지만 다른 쪽에서는 조금 밀리는(...) 느낌이 있다는 평이 많습니다만. 제 귀는 막귀라 연기면까진 체크 잘 안합니다 ㅇ<-< 그리고 히든 캐릭터의 성우분에서 잠시 낚였군요. 많이 들었다- 했는데, 소레치루나, 셔플에 나오신 그분이었.. ㅇㅈㄴ (우연이기는 한데 이분도 사사키..군요. 뭐랄까)
[시스템]
시스템은 불만이 좀 많습니다. 옛날 시스템이란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좀 애매하다 싶은 게 있거든요. 투하트로 익숙한 비쥬얼 노벨식 진행입니다만, 막상 대사가 2~3개 이상 있으면, 한번 클릭에서 맹-하니 있어야만 그 음성을 전부 들을 수 있다는것. 좀 끊는 부분을 살짝 미묘하게 틀린듯한 기분이랄까요. 차라리 클릭 몇번 더 해도 좋으니 대사마다 따로따로 해 줬으면 싶기도 합니다. 특히나 [음성을 다시 듣는] 기능이 없어서 좀 불편하더군요. 과거 로그야 문제가 없지만, 선택지에서 과거 로그를 볼 수 없다는 것도 좀 아쉬운 부분.
[캐릭터 별 개인적 감상]
여전히 공략 순서대로 적습니다. 유카 - 카호 - 시오리 - 아야메 - 히든 - 쿄코. 순서는 개인적인 호감도가 낮은 순(...)부터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기 때문에 가려 두었습니다. 가급적이면 플레이를 하시고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략 이유는 단순하죠. 취향이 아니기에 빨리 깨자. 생각보다는 괜찮은(...)편입니다. 해피든, 배드이든 간에 말이죠. 개인적으론 배드엔딩쪽의 유카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친구]가 여기 있잖아.라는 그 한마디. 사무치게 좋아요 ㅁㄴㅇ로;ㅏㅁ호;ㄴ왠ㅁㅇ
깃털과도 같이 가벼이 가슴에 뛰어들어왔다. 등에 달린 날개는 더러워져 껶이고 뽑혔다. 그러더라도.... 소중히, 소중히 아껴왔던 한쪽 날개를 벌린다.
망설이면서, 상처입으면서 몇번이고 쓰러질 것 같아도.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쥐어짜내어. 그녀는 겨우 도착했다. 약속의 땅에. 료의 가슴에.
천사를 동경하지만, 자신은 천사가 아니게 된 존재.라고 자학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홀로 있는 것이 두렵기에, 누군가와 이어지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캐릭터. 하지만 그런 모습이 그녀를 더욱 날카롭게 후벼파고, 상처입히는 행위란걸 나중에야 알게 되죠. 치루치루와 미치루의 파랑새 이야기에도 그렇듯. 언제나 행복은 멀리 있는 건 아닙니다. 눈 앞의 소중한 것을 끌어안을 용기만 있다면, 세상을 당당히 바라볼 수만 있다면. 파랑새는 언제나 눈 앞에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겠죠.
여담으로 어나더 스토리쪽은 유카가 제일 나았던 듯. 본편진행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지만, 캐릭터 자체가 비호감. 이게 넘사벽이죠 ㅇ<-<
이 밤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선선한 밤바람이 불어 준다면. 이대로 어디까지든 걸어갈 수 있다면. 둘이서. ----료와 둘이서----- ----있을 수 없는 현실. 바라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꿈. 덧없는 환상. 그래서 그녀는, 직접 현실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단 하나의, 단지 한 명의 이름을 그는 말했다. 모든것이 그 속에 있었다. 질문과 해답 원인과 결과 기대와 체념 과거와 현재 애상과 연민 실망과-------- ----------공감
료의 부활인 문예부 부장.이며 둘뿐인 [정식회원]. 주인공을 좋아하지만 말하지 못하고, 그러다 어영부영 주인공의 친우와 사귀어버리고. ......카호 루트의 묘사는 시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그래도 역시 비호감 므헝헝 ㅇ<-< 회상에서 나오는 노래하는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그건 따로 못들으려나요.(웃음)
개인적으론 쿄코가 도둑고양이년하면서 난입했으면 싶은데, 역시 관계가 관계다 보니 그건 무리였군요. (...랄까, 이런 고전에 무슨 막장틱한 걸 기대한건지) 하지만 쿄코 루트든, 카호 루트든 료에게 [고백]하는 것이 있는지라(.....) 정신이 머엉.... (전개도 비슷한데 묘사가 조금 틀려서 스킵신공 걸기도 미묘했던게... ㅇㅈㄴ)
말하고 싶으면 직접 말할거고, 아니라면 물어 본들 말하지 않겠지,. 그렇다면 말할 필요가 없어. 논리적으론 그래도, 하기는 힘들다니까 그런 거려나.
선생님 루트. 차가운 여왕님이 너무 좋았습니다. ....랄까, 역시 껍데기를 푸시면 데레레레레레(....랄까) 어떤 면에서는 기대를, 어느 면에서는 머엉- 했습니다. 실제로 에로게 성우는 목소리 알아먹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성우진 보면 헉 하는 경우야 많지만) 조금 미묘하달까요. 이 작품 내에서는 제일 어른. 그렇지만 그 뒤에 숨겨둔 부분이란, 너무나도 연약하기 그지 없어요.
하지만 맞선에 난입해서 상대 남자를 어이없게 만드는(...) 부분이 최고. 3다리나 걸쳤다는 것이 그저 머엉....
만년필이나 그런 것일까. 푸른 잉크는 여기저기 번지고, 나이에 비해 깔끔한 필적으로 되어 있었다. 다시 읽어본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누님... 피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정. 역시 '피가 이어진 여자형제따윈 필요없는' 것일까요. 추천받기로도 [닥치고 누님루트 해보라는] 이란 코멘트도 들었으니 말입니다. ....랄까, 어떤 의미로 이쪽이 제일 파란만장한 루트가 아닌가 싶네요. 본편이야 충분히 그 쯔음의 코드로도 이해 가능한 거지만.(...이랄까, 키즈아토 덕분에 근친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져 있었달까)
...............어나더 스토리를 하고 넋을 잃었습니다. 뭐야 이건, 파란만장한 저녁드라마를 넘어서 심야방송용이 아닌가!(...) 유쾌한 하이틴 드라마를 보다가, 순식간에 심야방송용 빨간영화가 되어버린 기분. 정말 낚였어요. 사실 어나더 해피가 아니라 배드쪽으로. 해피쪽은 정말..... 담배한대 피고 한숨만 나오게 되는 진행. 담백함이 순식간에 독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해피쪽은 무난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를 내쉬죠.
.....이 루트를 할 때까지 잊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처음에 주인공을 깨우는 소녀A에게 보이스가 있었는가를. 알고보니 히든 캐릭터였군요.(쿨럭쿨럭) 카호를 클리어하면 해금되는(?) 시나리오지만, 이쪽만큼은 어나더만 인정하고 싶어진답니다. 본편도 본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그런 엔딩을 보고 나면... ㅇㅈㄴ
"..... 날개가 가지고 싶었어, 나는." 갑자기, 미유가 말했다. "어떤 폭풍에도 밀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강함이... 가지고 싶었어... 그렇다면 사사키가 나를 기억한다 해도 괴롭지 않았을 텐데."
그것은 단지 4일만의 기적. 또한 4일간의 행복. 서로가 만난 시간은 많지 않음에도, 그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하나의 빛이며 날개.
(삐-)씬 도입쪽의 대사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나기는 했는데, 엔딩을 보고 나서는 머엉(.......) 뭐라고 해야 할까요, 갑자기 텅- 비는. 그런 느낌이 아닌가 싶군요. 이입을 무지하게 하고 있는데 어느센가 머엉(쿨럭쿨럭)
성우분은 셔플의 시아, 소레치루의 노조미 등(...)을 해주신 사사키 루미씨.(에로게쪽) 신기한건 같은 해에 발매한 셔플이랑은 다른 연기인지라 처음엔 참 낚였습니다. (분명히 많이 들은 목소리인데, 대체 누구지 하면서 생각하다 성우정보를 보니 덜컥.)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이 호감입니다. 느긋함+천연(?)+연하.(랄까, 한두살차이야 어떻게 커버됩니다)
영원과도 같은 일순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지금일지도 모른다. 료는 천천히 떨어졌다. 눈을 감고있는 쿄코가 그대로 다가간다. 표정은, 자그마한 애련함으로. 료의 마음은 진자와도 같이 흔들렸다. 자신이 설명할 수도 없는, 그런 감정이 소용돌이쳐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무언가 말해야만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자질구레한 일로 고민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바보짓을 가득 하는 그런 것. 분명히 나중에 후회할 것도. 그렇지만 역시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것이잖아요. 평소의 그녀라면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말솜씨로 단정한다.
아마도 이 작품에서 가장 [적극적]인 캐릭터가 쿄코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뜸 주인공에게 고백도 하고 말이죠. (유카도 적극적이긴 하지만 '말'로는 하지 않죠. 나머진 죄다 속으로 태우기만...) 또한 라이벌들에게도(...) 대범한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다 좋습니다. 특히나 다른 루트로 들어가면 카호는 속태우고 끝나는데, 이쪽 루트는 결국 카호는 스기나미와 바보커플이 되버리는 전개도 있어서 더더욱 좋습니다 우훗 /ㅅ/
그런데 여자들은 키가 큰것이 콤플렉스인가요? 전 이런 편이 좋은데 말입니다. 키가 커도 저랑 비슷한 정도(175 넘어가는 분은 생각보다 보기 힘드니)이실 경우가 비슷하니, 껴안으면 뭐랄까, 꽉 찬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D (...라지만, 여자가 굽으로 키가 더 늘어나면 안습. ㅇㅈㄴ) 때때로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곤 하는 이런 날. 제 옆에는 그저 게임하고 있는 형 뿐이군요(...라지만 형은 솔로부대 훈련병 저는 중장..ㅇㅈㄴ)
그런데 막상, 속독모드 돌리고 있으려니 [신만이 아는 세계]의 주인공 같은 느낌도 들어서 잠시 흠찟하긴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전캐릭터 올클에 3시간이란 설정은 너무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