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R.O.D도 그렇지만, 책을 쉽게 사모으질 못하는터라 이 책도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동아리 회장인 H양이 동아리에 보라고 놔둔 적은 있었지만, 전 사서 보려고 한참 버텼지요. 학원 키노를 읽다 보면 작가인 시구사와 케이이치가 라이트 노벨을 쓰면서 얼마나 억눌린채로 쓰는걸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여전히 마구 터져나는 덕덕한 마인드들. 키노에서도, 앨리슨에서도 볼 수 없던
유쾌한 텐션이 마구 대폭팔합니다.
그만큼 전개라던가 등등이 막장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건 '외전이고 대놓고
패러디하는 작품이니까'라고 웃어넘깁니다.애시당초 '수수께끼의 건 파이터 키노'(...)의 고찰을 시도하는 것 부터가
문제이며, 원작인 '키노의 여행'의 키노를 생각한다면 지는겁니다. 그 시크한 여행자 키노는 없어요. 이곳에는 식욕마인 키노만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티만큼은 용납해줄수 없습니다만, 나이스바디의 차코에선 이미 완패. 이번 권은 특이하게 2개의 에피소드가 아닌 하나만을 넣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번 에피소드에 등장한 신캐릭터는 '오덕'속성인지라 꽤나 매니악하게 내용을 전개하는것이 3권의 볼거리라 할 수 있겠죠. 본 시기가 시기인지라, 레디x바토의 모 캐릭터와 겹치는 감도 있고, 성격으로 보면 이건 '앨리슨'에서 꺼내온듯한 느낌인지라 잠시 당황했습니다.(사실 표지의 외관만 봤을 때는 '드디어 이 작가가 앨리슨까지 끌어와서 파멸의 주문을 외우려고 이러는건가' 하는 음모가 그득한 책이 되었는가 망상했을 정도니까요)
키노는 어디에서든 먼치킨이지만, 원판은 '현실적인 먼치킨'이라면 이건 '액션형 오버먼치킨'입니다. 애시당초 학원 키노에서 상식을 바라는 행동 자체가 무리니까요. 특히 사모에드 VS 멍멍형사에서 멍멍형사의 뇌속 시뮬레이션을 보면 '누가 저런 반응을 할까' 싶을 정도이긴 합니다만.(그 전에 네이밍 센스부터 다들 태클걸어야되는걸까나.....)
학원 키노를 보는 재미라면 역시 키노의 희로애락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는점. 일러스트에서 행복한 표정의 키노를 보자면 그저 흐믓하게 하냥~ 하고 있습니다(..이나이에도 이럴 수 있는 저도 놀랍니다 ㅇㅈㄴ)
시구사와 케이이치는 언제나 '후기'가 최고인데, 자신의 텐션을 폭팔하는 재미가 꽤 있지요. 본편 안보고 후기부터 봐도 재미있고.(본편과 너무 동떨어진 후기인지라 -_-) 학원키노만큼은 예외입니다. 안봐도 재미있긴 하지만, 좀 전반적으로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가 살포시 끼여들어오기에... 결국 본편을 보고 보는편이 훨씬 재미있어지는 후기이지요. 여담으로 아메사와 메구미하지메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학원 키노의 후기는 만담같아서 재미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잉여력 대폭팔'이지만, '좋아하는 것을 쓴다'는 감정이 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차코의 '아직 끝나지 않았어!'가 반전.인상적인 대사라면 '덤벼라. 어떤 메뉴도 깨끗이 먹어치워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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